안녕하세요. 필립의 리더십 입문 노트입니다.
이번 한 주 포스팅에는 베르트 모리조의 작품 소재 중 하나인 남편 외젠 마네를 주인공으로 삼은 그림을 찾았습니다. 예상했던 것 보다 많지 않더군요. 앞서 소개한 4편의 작품이 제가 찾을 수 있는 전부였거든요. 다섯번째를 장식할 작품을 찾던 중 가족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1880년에 찍은 사진이면, 딸 줄리 마네 2살 때 결혼 6주기 사진 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소는 어디인지 모르지만 예나지금이나 저만한 나이 때 아이들 사진은 '사진 찍기 싫은 울보 컷'이 하나 씩은 있어 보입니다. 내친 김에 저도 어렸을 때 앨범을 한번 뒤적여 봐야 겠네요.
'오염된 이타주의 tainted altruiam'는 선행 동기를 의심하고, 흠집 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 사람만 그렇게 행동한다. 그래서 우리를 죄다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라는 의식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것이죠. 이 피해자 코스프레가 관철되지 않으면 상대를 조롱, 폄하, 폄훼하는 짓까지 마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회적 협력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입니다.
백번 양보한다고 쳐도 착한 일 하는 사람의 도덕성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선의의 피해를 막을 수는 있겠구나도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양보했을 때입니다. 그래서 협력은 사회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구나 싶습니다. 남들 모르게 착한 일 하는 현상이 왜 생겼는지 잘 알것 같습니다.
팔로타 팀웍스 Pallotta Teamworks는 1982년 댄 펄로타 Dan Pallotta가 설립한 기부금 모금 단체라고 합니다. '유방암 퇴치 3일 걷기' 프로그램은 자선기금을 모으는 데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수많은 자선단체들이 펄로타 팀웍스와 손을 잡고 이 같은 접근법으로 9년 동안 3억 500만 달러(한화 약 3,873억여 원)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데 댄 펄로타의 연봉이 40만 달러(한화 약 5억여 원)이고, 수익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기부자들은 자선단체에게 팔로타 팀웍스와의 연대를 끊으라고 요구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팔로타 팀웍스는 기부금을 모으는 영리 회사였기 때문이죠. 그후 댄 펄로타는 회사 문을 닫았고, 자선단체들의 기부금은 줄어들었습니다.
이 사례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다룰 만큼 논쟁적인 거리가 많습니다. 기부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 기부금이 자선단체의 이익금 형식으로 쓰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마치 이윤을 추구하면 좋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자선 단체를 바라보는 이러한 시각이 우리 뇌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현실감 없는 복지 수준 그리고 기부금 간 기부금의 딜레마 게임이 돼 버렸습니다. 그만큼 사회적 현안에 상대의 협력을 끌어내는 일은 고난의 허들을 매 순간 넘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선 단체가 소멸되지 않은 것을 보면 부조리의 끝은 절망이 아니고 희망이라는 알베르 카뮈의 통찰이 집단의 존속과 인류 번영에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그 덕에 현재 우리가 여기에 있고,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멀리서 봤을 때 이기적이라고 여긴 인간이 가까이 다가 갈수록 이타적이고 인간적이어서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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