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필립의 리더십 입문 노트입니다.
성공한 기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리더십입니다. 물론 실패한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리더십 부재' 등 이름으로 말이죠. 반대로 성공한 리더십은 제목이 좀 요란한 것을 빼면 그 내용은 대부분 한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기적인 개개인을 변화시켜 이타적인 구성원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이죠.
이런 사례를 언급할 때면 빠지지 않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도요타의 생산공정을 시작으로 시카고의 지역사회 치안 참여 프로그램, 위키디피아, 리눅스의 업적이 바로 '이기적 개개인'을 '이타적 구성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이라는 것이 요차이 벤클러 Yochai Benker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버크만 센터 교수의 입장입니다.
벤클러 교수는 이를 '협력에 의지해온 시스템'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성공한 기업에는 '협력 시스템'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의 저서 '펭귄과 리바이던'은 바로 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펭귄과 리바이던' 얘기는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는 가정에 서구 사회가 왜 그토록 오래도록 매달렸는지부터 파헤쳤습니다. 왜냐하면, '협력에 의지해온 시스템'에는 인센티브나 보상, 처벌을 중심으로 삼지 않아도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그중 위키디피아와 리눅스의 모델에 대한 애정은 '오픈 소스 경제'라는 말로 칭송할 정도입니다.
요차이 벤클러 교수가 이렇게까지 위키디피아와 리눅스를 평가하고 애착하고 있는 장면은 사실 간단합니다. 위키디피아는 돈을 지불하거나 편집을 통해 내용을 통제하지 않는다 점 때문입니다. 누구나 자기 시간과 지식을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을 뿐이라는 것이죠. 그 시스템에 참여한 자원자들이 자발적으로 내용을 완성해나가는 시스템, 이 메커니즘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인 리눅스도 비슷합니다. 간혹 경쟁사 프로젝트에 상대 경쟁사 개발자가 참여해 문제 해결을 돕기까지 하지요.
이 밖에도 시카고 경찰이 주민과 협력하고 있는 치안 유지 모델은 강력 범죄를 예방하고 있고, 공평한 직원 대우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협력심, 납품 업체와의 관계를 포함한 생산공정을 팀워크 중심으로 재편하고, 경쟁 입찰 대신 장기적인 협력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여 1980년 중반 이후부터 지난 20여 년간 경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도요타 혁신 사례에서 발견한 것은 '옳은 일을 하고, 자신이 속한 팀에 마음을 쓰고, 친절을 친절로 갚는 사람과 협력해 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토머스 홉스 Thomas Hobbes의 '통제'(리바이던 또는 레비아탄 The Leviathan)와 애덤 스미스 Adam Smith의 '비용과 편익'(국부론 Wealth of Nation: 보이지 않는 손)을 앞세우지 않고도 새로운 신화를 쓴 것입니다.
즉, '인간은 근본적으로, 일반적으로 이기적이므로 그런 인간을 다루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이기심을 추구하는 근시안적인 생각에 빠져 서로를 해치지 않도록 정부가 개입하여 통제해야 한다는 홉스의 리바이던이 촉발한 '지휘 통제 시스템'과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며 비용과 편익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한다는 자유 시장의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없어도 협력으로 충분히 발전했고, 그 가능성은 앞으로도 더 크고 더 따듯하다는 데 있다는 것이 요차이 벤클러 교수의 주장입니다. 마치 '이런 협력을 버릴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라고 역설하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벤클러 교수가 발견한 협력적인 인간, 협력적인 시스템은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인간은 공감 능력이 있고, 도덕적으로 협력하고 관대한 행동을 할 줄 아는 감정을 지닌 '선 善'을 행할 능력이 있다는 점이 그 출발선입니다. 이것은 장자크 루소 Jean-Jacques Rousseau로 시작하여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 David Hume,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무정부주의 철학자 피에르조제프 프루동 Pierre-joseph Proudhon과 표트르 크로포트킨 Pyotr Kropotkin 사상의 연구 결과물을 집대성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요컨대 '통제', '비용과 편익' 중심의 이기적 감정이 이룩하지 못한 혹은 무너진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새롭고 탄탄한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공감' '감정' '선을 행할 능력'의 이타적 감정인 협력뿐이라는 것이고, 이를 시스템화할 때 그 폭발력은 어마어마하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협력을 강하게 신뢰한다고 말했습니다.
요차이 벤클러 교수의 이 주장이 마음에 듭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성인 聖人이 되자는 말도 아니고 그렇다고 로봇처럼 살자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인간답게 살자는 말이다. 그러려면 우리는 협력하는 인간이 되어야 하고, 사회는 협력적인 시스템이 촘촘해야 한다' 이 말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믿습니다. 협력이 '리바이던'과 '보이지 않는 손'이 해 내지 못한 일을 해 낼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여러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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