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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입문 노트

14. 협력의 리더십, 행동경제학이 있었다. #한봉규

by 에치필 한봉규 2023. 1. 16.

안녕하세요. 필립의 전략 입문 노트입니다. 제가 지금 팟캐스트 [직책:직장인의 책 읽기]을 듣고 있습니다. 에두아르도 포터의 ‘모든 것의 가격’이라는 책입니다. 이 팟캐스트는 여느 북토크 프로그램 못지않은 통찰력과 재미 그리고 상식을 담는 데 한마디로 끝판왕이랄만 합니다. 방금 들은 대목은 놀랍습니다. 

 

인류의 유산이라고 알고 있는 노예제도가 링컨 대통령의 인권 감수성 때문이 아니고,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이 더 싸졌기 때문에 노예 제도를 폐지한 것이라는 겁니다. 우와~ 충격입니다. 그 근거로 당시 링컨이 이끄는 북부는 산업 기반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였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말문이 막혔고, 반론할 명분도 없더라고요. 그리고 드는 배신감은 또 뭘까요! 이 책을 한번 읽어야겠습니다. 

 

이 책의 주제인 가격의 비밀에서 느낀 알 수 없는 배신감을 협력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있는지, 협력이라는 키워드가 성립은 하는 지 등이 궁금해졌기 때문입니다. 한번 탐험을 해 보겠습니다.

 

앞 글 1분 요약 입니다. 시간의 부정합성은 자신과의 약속 즉, 커미트먼트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상대에게 나의 약속을 신뢰하도록 하는 크레디블 커미트먼트, 상대에게 나의 위협이 헛소리가 아님을 믿게 하는 것은 크레디블 스레트. 이런 커미트먼트는 사실 매일매일 우리의 삶 속에 무의식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는 점까지 살펴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저는 ’모두의 가격‘이라는 책을 탐독하겠다는 크레디블 커미트먼트를 여러분께 했네요. 아, 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시 어떤 대가를 치르겠다는 설명이 없네요. 이런 경우는 제 자신과의 약속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시간 부정합성이 발생하는 것은 상대방의 현재 행동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지금 해야 할 마땅한 일을 망설이거나 타이밍을 놓쳐 결국 미래 결과를 망치는 문제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식은 커미트먼트 죽, 상대가 신뢰할 만한 자신과의 약속으로 상대의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castlesports.com

 

오늘 얘기 주제는 '게임이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입니다. 백워드인덕션 편에서 소개한 동전 게임( https://bknote8.tistory.com/11 )은 '선수 필패'였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후수를 두는 사람이 3, 6, 9번째 동전을 가져야 이긴다라는 백워드인덕션 사고를 하지 못하면 선수필패 조건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거시적 시각(게임 상황) 뿐만 아니라 미시적 시각(상대방 행동)을 갖춰야만 동전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전체 게임 상황에서 상대방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게임이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데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쉬울까요. 만약 행동 예측이 쉬웠다면 게임 이론은 성립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행동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참여하는 각 플레이어가 갖고 있는 속 사정이나 입장, 게임 상황에 대한 전제 조건을 깊이 이해할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인간은 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는 명제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이 명제가 곧 게임 이론의 첫 단추이기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합리적인 인간이 더 좋은 대안이 있음에도 내쉬 균형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게임이론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어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바로 행동 경제학입니다. 

 

 

그동안 소개한 존 내시(1994년), 로버트 오먼(2005년), 올리버 윌리엄슨(2009년) 교수 모두는 게임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행동경제학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게임이론 분야에서 유독 행동경제학파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개인은 이익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합리적인 행동을 한다'라는 전통적 경제학자의 주장이 실제로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내시 균형이라고 할 수 있고, 전통적 경제학으로는 이 내쉬 균형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 행동 메커니즘은 심리 또는 감정에도 좌우된다'는 것이 기본 골자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인간은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죠. 그 근거로 인간 행동 메커니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①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선택하지 못한다.

② 세 가지 선택지가 있으면, 무심코 가운데 선택지를 고른다.

③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④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한다. 

⑤ 시야가 좁아져서 예측하지 못한다. 

⑥ 굉장히 작은 확률을 과대평가한다. 

⑦ 자의식 과잉이 된다. 

⑧ 손해를 보면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 리스크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2016년 4월 KBS는 일본의 노인 문제를 다루는 보도에서 '교도소 가려고 일부러 범죄'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내용인즉슨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경범죄를 일부러 저지르는 노인 비중이 경범죄 전체 범죄 중 35%를 차지하고 있고, 반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잘못된 행동임에도 일부러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인데, 이는 합리적인 인간 행동 즉, 전통적 경제학 관점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행동 경제학은 게임이론을 들어 이 행동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내시 균형을 갖는 죄수의 딜레마는 협력을 하지 않으면 더 나은 대안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시사점입니다. 한데 조건이 위 뉴스 기사의 노인 입장이라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경범죄를 저지른 한 노인이 '교도소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고 편하고, 겨울을 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내시 균형은 [자백 - 자백]이 아닌 [침묵 - 침묵]에서 일어납니다. 따라서 [자백 - 자백]을 선택하는 것이 노인에게는 더 나은 선택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행동 경제학은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설명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고 유용합니다. 여기에 게임이론을 덧붙이면 행동 경제학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 행동을 간단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론이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런 행동 경제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 1 사고와 시스템 2 사고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게임이론을 좀 더 흥미진진하게 탐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