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필립의 전략 입문 노트입니다. 오늘은 책을 한 권 빌렸습니다. 행동 경제학자 댄 에리어리 교수가 2012년에 출판한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입니다. 사실 14편에서 소개한 ‘모든 것의 가격'이라는 책을 찾았는데, 어제 행동 경제학 사고법 시스템 1과 시스템 2 얘기 때문인지 이 책을 집어 들었지 뭡니까! 이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는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과정을 행동 경제학 관점에서 풀어쓴 것입니다.
제 관심사는 아니지만 거짓말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분명 '협력'이란 키워드가 한 번은 등장할 것이고, 거짓말과 협력은 어떻게 상호작용해 바늘 도둑으로 그칠 일을 소도둑으로까지 끌고가는 지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얘기도 준비되는 대로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럼 오는 얘기에 앞서 앞글 1분 요약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앞글 1분 요약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은 비합리적이다라는 것을 명제로 전통 경제학이 해명하지 못하는 숱한 사회 현상을 술술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 행동 메커니즘인 시스템1과 의식적인 행동 메커니즘 시스템 2는 비합리적인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행동 경제학적 시각 또는 단서라고 얘기했습니다. 이 두 사고법을 토대로 행동 경제학이 내세우는 인간 행동 메커니즘은 첫째, 인간은 돈(이익)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둘째, 인간은 종합적인 판단이 서툴다. 셋째, 인간은 절대 평가보다 상대 평가에 능숙하다 이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뿐일까 싶어 자료를 좀 찾아봤습니다. 애비너시 K. 딕시트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 석좌 교수 & 배리 J. 네일버프 예일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 이 두 분이 2013년 출간한 'THINKING STRATEGICALLY 전략적 사고 트레이닝 그것이 최선인가?' 1장에는 10가지 행동 메커니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분 역시 행동경제학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풍부한 사례를 담은 이 책은 사실 너무 어렵더라고요. 주요 내용은 앞서 공부했던 '죄수의 딜레마' '내시균형' '코디네이션 게임' '백워드인덕션' '커미트먼트' 등을 심도 깊게 탐독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두 석좌 교수께서 제시한 행동 메커니즘을 짧게 요약하고 마무리 짓겠습니다. 단, 전략적 사고 관점이라는 점을 참고해 주십시오.
- 인간 행동에는 작용이 있으면 반드시 반작용이 따른다.
- 협상할 때 상대방이 외고집 전략을 취할 때 그 이상 행동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일은 한 개인의 희생이 얼마나 어렵고 숭고한 일인지를 알아야 한다. 17편 코디네이션 게임에서 소개 예정
- 상대가 예측 불가능한 전략을 취하면 상대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다.
- 시장 경쟁에서 뒤따르는 측은 혁신 전략을, 앞서나가는 측은 그 전략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전략적 사고 관점의 행동 경제학은 협력 보다 경쟁우위를 집중하고 있는 듯합니다. 여튼간에 앞글 1분 요약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얘기는 우화 한 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보름달이 뜬 날, 여우 한 마리가 우물 안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물에 비친 달은 배고픈 여우에게는 아주 근사한 한 끼 식사처럼 보였다. 여우는 두레박을 타고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동시에 우물 속에 있던 두레박은 위로 올라왔다. 아뿔싸~ 여우는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달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뾰족한 수를 찾을 수 없었던 여우는 그대로 죽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고 체념하는 순간, 누군가 우물가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늑대였다. 늑대를 본 여우는 자신이 살아나갈 방법을 찾은 듯 기뻐했다. 마침 보름달은 치즈 한 조각 떼먹은 듯한 모습이었다.
여우는 온갖 감언이설로 늑대를 꼬셨다. 당신에게 이 맛있는 케이크를 꼭 선물하고 싶다느니, 한 조각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마침내 늑대는 여우의 초대에 응하기로 하고 빈 두레박을 타고 우물 속으로 내려오고 있었고, 여우는 늑대가 내려오는 반동으로 올라가는 두레박을 타고 우물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왔다. 여우에게 속은 늑대는 분함을 토로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 얘기는 라퐁텐이 전하는 우화이지만, 게임이론으로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제로섬 게임은 경쟁자 간 강렬한 대립이 특징입니다. 둘 중 한 사람은 살아남지만 다른 한 사람은 죽음을 맞이하거나 또는 상대방이 획득한 그만큼 잃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제로섬 게임에는 협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우화 속 주인공 여우는 늑대를 상대로 제로섬 게임을 한 것이죠.
이런 제로섬 게임은 기원전부터 20세기 이전까지 수 많은 전쟁 양상이었습니다. 한쪽이 이기면 상대방은 재산을 몰수당했고, 나라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서는 이런 제로섬은 변화를 시도합니다. 왜냐하면 시장 경제 체제가 확산되면서 상대방의 협력을 통한 발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식입니다. 이를 '비제로섬 게임'이라고 합니다.
비제로섬 게임 역시 대립과 협력의 구도를 띠지만 각 플레이어의 목표는 반드시 대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국면에 따라 각 플레이어는 최적 전략으로 협력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간혹 플레이어 모두 손실을 입고 물러서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바로 이런 경우를 사례로 쓴 책이 바로 'THINKING STRATEGICALLY'입니다.
다시 여우와 늑대 우화로 돌아가겠습니다. 이 우화는 이렇게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여우의 처지가 안타까운 늑대가 두레박에 돌을 실어 아래로 내려보냅니다. 그럼 늑대와 여우는 평생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제로섬 게임이 순식간에 윈-윈 게임으로 바뀐 것입니다. 협력이 대립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는 사실을 일러 주고 있습니다. 한데 이 대안이 있음에도 인간은 그 대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라퐁텐 우화 저자 장 드 라 퐁텐이 우리에게 남긴 16세기 실상이고, 현재 우리 모습이기도 합니다.
게임이론은 인간의 이런 면모를 조감하고, 행동 경제학은 이런 인간의 비합리성을 꼬집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어떻게 협력을 끌어낼 것인가?라는 화두에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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