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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입문 노트

5. 협력과 게임이론, 내시 균형을 어떻게 깰 것인가? #한봉규

by 에치필 한봉규 2023. 1. 7.

안녕하세요. 필립의 전략 입문 노트입니다. 오늘 이야기 주제는 내쉬 균형이 촉발한 협력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가를 함께 살펴 보겠습니다. 

 

앞글 1분 요약입니다. [제4강. 협력과 죄수의 딜레마의 내쉬균형]에서는 내쉬 균형은 무엇이고, 내쉬 균형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죄수의 딜레마'가 왜, 딜레마 인지도 알아본 시간이었습니다.

내쉬 균형은 각 플레이어가 자신의 최적 전략을 선택했을 때, 더 나은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안을 선택하려고 하지 않고 최적 전략에 안주하려는 경향성을 말합니다. 이 내시 균형이 중요한 까닭은 이 안정성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협력'의 필요성이 이 딜레마 상황을 깨는 방법이라는 점도 짚어 봤습니다. 그래서 이 내쉬 균형을 깨는 아이디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것까지 살펴본 시간이었습니다. 1분 요약이었습니다.  

 

sportkinder-berlin.de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았다는 것은 내쉬 균형을 깨고 나왔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힘든 내쉬 균형을 어떻게 깬 것일까요? 지금부터 소개하는 아이디어를 다 같이 참고 삼으셨으면 합니다. 질문도 어떻게 내쉬 균형을 깰 것인가가 아니고 어떻게 협력을 끌어낼 것인가입니다. 

 

 

'협력할 것을 호소한다' 이 아이디어 어떠신가요. 예를 들어 가격 경쟁이 치열한 A는 이렇게 경쟁만 벌이다가는 엘피다(삼성전자와 반도체 가격 경쟁을 벌이다 파산한 일본 반도체 제조 업체) 꼴 날것  것 같아 '이제 가격 경쟁 그만합시다'라며 제안을 했고, 솔선수범으로 가격 경쟁을 멈췄습니다. A가 말이죠. 한데 그 결과는 경쟁사 B와 매출 차이는 더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정직하게 살면 바보 취급받는다' '호구 잡힌다'라는 아이러니를 겪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즉, 인간에게는 지난 일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힘이 있습니다. 성찰한 결과 두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상대방 B는 왜 협력하지 않았을까입니다. 이에 대한 결과는 간단했습니다. 가격인하 경쟁은 1회성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처럼 기간이 정해진 일시적 게임일 경우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면 다시는 안 볼 피서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 만약 다시 안 볼 사이가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볼 관계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게임이론은 이렇게 말합니다. ① 이 게임 상황이 무한 반복된다는 점을 알리고, ② 우리 행동은 서로가 모두 관찰(또는 감시)하고 있으며, ③ 협력에 참여하지 않으면 페널티가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약정하는 것입니다. 해서 피서철이 되면 각 휴양지에서는 자체적으로 자정 운동을 펼치고, 약속을 어기는 업체가 있으면 퇴출이라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상가협회는 동종 업체는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히는 것도 바로 이 맥락입니다. 

 

현대경제신문

 

① 게임에 참여하는 참가자 모두에게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만나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과

 

② 그런 우리는 서로 행동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는 투명성,

 

③ 전체 이익을 해치는 이기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다. 

 


 

시사점 ①②③은 로버트 오먼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1959년 밝혀낸 업적입니다. 이 공로로 오먼 교수는 토머스 셸링 미국 메릴랜드 & 하버드 대학교 명예교수와 함께 2005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오먼 교수가 몰두한 게임이론 상황은 이성 간 단기 교제였습니다. 단기 교제는 일회성이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죄수의 딜레마 표 중 [자백-자백] 또는 [배신-배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뢰가 없는 서로이기 때문에 각 플레이어는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자백 또는 배신을 선택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에 따른 전략의 균형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용서와 배려보다는 냉정한 태도로 돌아서는 것은 이성적인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오먼 교수는 일회성 관계에서 상대방의 배신을 확인했음에도 똑같이 배신을 하지 않는 것은 시쳇말로 호구 잡히는 꼴이라고 했습니다. 한데 이 관계가 더 무서운 것은 배신하는 자와 당하는 자 모두는 절망적인 상황을 맞이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를테면, 배신을 배신으로 갚고, 또다시 배신으로 되갚는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흔히 조직 폭력배 간 이권 다툼이 여기에 속하며, 영화 또는 드라마 소재로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오먼 교수는 이러한 일회성 게임 상황을 예로 제시하면서 내쉬 균형을 깰 수 있는 방법으로 무한 반복 게임을 제시한 것이고, 그 게임의 룰이 바로 ①②③ 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닙니다. 오먼 교수는 무한 반복 게임을 하려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기대 수익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내가 하나를 양보하면 나중에 둘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시사점 ①).

 

다른 하나는 위험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내가 취한 행동이 나중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시사점 ③).

 

 오먼 교수가 제시한 이 두 조건은 이기적인 개인이 협력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즉, 내쉬 균형을 깰 수 있는 단서이면서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실존철학자 샤르트르와 시몬느 보부아르의 계약이 죽을 때까지 생생할 수 있었던 서로에 대한 애정을 두 사람은 무한 반복 게임으로 설정했고, '기대 수익 예측'과 '위험 예측'이 모두 가능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숨기지 않는다는 조항을 만들었고 지켰으니까요.

 

lifeweek.com.cn

 

보부아르는 말년에 출판한 회고록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르트르에 대해서 회상한다. 인생에 있어 의심의 여지 없는 성공은 바로 사르트르와의 관계였노라고,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았으나 우리의 삶이 하나였던 그 긴 시간은 몹시도 아름다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