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필립의 리더십 입문 노트입니다.
50일이 지났다. '모두가 우리를 잊은 것 같다'라는 말이 송구한 일입니다. 잊은 것 같기 때문이 아니라 잊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마르틴 니묄러 목사가 쓴 '처음 그들이 왔을 때 First They Came: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 시 한 구절을 읽을 때마다 송곳으로 가슴을 찌르는 듯 했는데, 잊은 것입니다.
▷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시가 담긴 포스팅
[17.협력과 게임이론: 다보스 포럼은 코디네이션 게임 중 https://bknote8.tistory.com/20
'기억'이 협력의 중요한 징검다리라는 말의 침이 아직 마르지도 않았는데, 이처럼 쉽게 잊다니! 하지만 이것은 온전히 제 경우인 듯 싶습니다. 여전히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튀르키예 지진 참사를 잊지 않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도운 바가 없는 데 애쓰시는 분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죄책감을 많이 덜어 주셨거든요.
"여러분 비상사태입니다. 터키는 국제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로 시작하는 튀르키예 한 방송국 디지털 프로듀서인 셀린 규네르는 한글로 이른바 트윗을 날렸다. 곧이어 "제가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배려해 주셔서 눈물이 난다. 제가 한국을 이 정도 좋아하는 이유를 다시 알게 됐다"라며 한국 국민들의 기부에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정말 인간은 이기적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한번 떠 올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사고로 사망자가 10만 명에 육박할 확률이 14%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부디 그 확률이 빗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3년 3월 21일 파악된 튀르키예 지진 피해 사망자 수는 50,096명, 부상자는 115,000명이며 시리아 지진 피해 사망자 수는 7,259명, 부상자는 12,000명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2023. 3. 24. 유니세프 기준 https://www.unicef.or.kr/what-we-do/news/166901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런던 대학교 진화생물학과 교수는 '인간 외에는 어떤 종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단언합니다.
인간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남의 고통을 느끼고 그 고통을 줄여야겠다고 마음먹을 줄 아는 종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친절, 관용 기꺼이 타인을 도우려는 마음은 가족을 꾸리는 데 진화한 분명한 형질입니다. 이 형질을 인간이 한 단계 더 진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사회인지 능력 덕분입니다. 이 사회인지 능력이 '기부'라는 협력 행위를 만든 것입니다.
앞서 얘기한 '개미와 베짱이' 이솝우화, 개미의 행동은 인간의 사회인지 능력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한데 흥미로운 점은 개미는 대단히 협력적인데, 그 조건이 가족이라는 전제하에서만 그렇습니다. 그래서 '개미와 베짱이'가 실제 곤충 세계 라면 개미는 절대 협력하지 않고 되레 공격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곤충 세계와는 다르게 인간은 '기부'를 실천하는 것이 인류 진화의 비밀 같은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말입니다. 가족을 넘어선 인간의 이와 같은 협력은 도대체, 왜, 어떻게 시작됐고, 진화해 왔는지 밝히는 것이 협력의 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의 리더가 가장 알고 싶은 내용이기도 하죠. 일단 단서 하나는 찾았습니다. '사회인지 능력' 말입니다.
니컬라 라이하니 교수는 이 사회 인지 능력 덕분에 인간은 열악한 환경을 헤쳐나갈 상상력을 가질 수 있었고, 이 상상력은 상호작용을 통해서 좀 더 실제적이고 실물로 드러나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상호작용을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규칙을 만들었고, 갈등은 피하거나 조율하면서 상호 작용의 규모를 크게 더 크게 해 나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즉, 협력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자신에게 오히려 이득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과 무관한 타인을 본능적으로 믿고 돕는 일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이것이 바로 기부의 비밀이다. #PrayForTurkiyeAndSyria
▷ 칼럼 : 전략컨설팅[H] 한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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